문화·교육 [민동필박사의 교육칼럼] 말이라고 다 말일까? - 언어의 발달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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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야 방구야?’라는 말이 있다. 매일 하는 말, 왜 방구에 비유한 말이 나온 것일까?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에게 말은 어떤 의미일까? 이번 주부터 언어와 신호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두뇌 발달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인간에게 언어는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언어가 두뇌발달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말은 두뇌가 지시한 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어의 선택, 말을 하는 방법 등을 분석해 보면 그 사람의 두뇌가 어떤 방법으로 정보를 처리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겠다.
언어는 사회성과 함께 발달해 왔다.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다면 언어가 발달할 이유가 없다. 언어 발달의 뿌리 역할을 하는 사회성은 다시 공감대에 의존해서 발달한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일 때에는 감정을 기반으로 한 신호체계에 의존한다. 이때의 감정과 신호체계는 생존을 위한 것이다. 좋다/나쁘다, 만족/불만족 등을 표현하는 감정과 신호에는 논리가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의 의사소통으로는 부모가 자녀의 두뇌발달을 이끌어 줄 수 없다. 오히려 감정이라는 우물 안에 두뇌를 가둬 놓기 때문에 두뇌가 오히려 퇴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누군가가 내게 화를 내면서 자신의 방법을 고집스럽게 가르치려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마도 짜증의 감정이 일어날 것이다. 어른이라면 손절하고 다시 만나지 않으면 되겠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부모나 어른들이 화를 내면서 버릇을 고치겠다고 가르치면 아이들은 반항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주눅 들게 된다. 이렇게 의기소침해지면 두뇌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저 움츠리고 덜 혼나려고 조용히 숨을 죽인다. 이런 상황에서 두뇌는 점차 활력을 잃어가게 된다. 따라서 감정만을 가지고는 두뇌 발달을 위한 교육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감정을 넘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회성이다.
감정은 신뢰, 믿음이 바탕이 될 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이러한 공감대는 서로의 관계를 이어준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사회성을 발달시킨다. 그런데 여럿이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과정에는 공감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하는 난관도 있고 또 함께 적을 물리쳐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소통은 생존의 열쇠다. 분업을 통해 일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면 생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신호를 통한 의사소통이 꼭 필요하다.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동물 집단에서 또 사회의 규모가 클수록 신호체계는 상당히 정교하게 발달한다. 침팬지의 신호체계가 인간의 언어만큼이나 정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인간의 언어는 동물들의 신호체계와는 다르다. 어떻게 다를까?
침팬지의 신호체계는 ‘사자’, ‘호랑이’ 또는 ‘독수리’ 등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다. 인간의 언어도 이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사과’, ‘고기’ 등의 신호로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간의 언어와 침팬지의 신호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인간의 두뇌는 ‘사과’와 ‘맛있다’라는 두 개의 신호를 합쳐서 ‘사과가 맛있다!’라는 표현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사과가 맛있어!’라는 표현을 부모로부터 배워서 그대로 사용한다면 어떨까? 이는 신호를 배워서 익히는 침팬지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맛있다는 표현을 ‘포도’, ‘스테이크’ 등 음식에 적용하는 것을 부모로부터 배워서 익힌 후 어느 순간 처음 맛보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맛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때는 배운 내용을 배우지 않은 것에 적용해서 사용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신호가 아닌 언어의 사용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배운 것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은 신호체계이지만, 배운 내용을 비슷하지만 새로운 현상에 적용하는 것은 언어의 사용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언어란 배운 지식을 새로운 것에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에 적용된다. 바로 이 시점부터 원시 형태의 언어발달이 이루어지는데, 과학 문명이 발달한 현재에도 이러한 원시 형태의 언어발달 방법에 기반을 둔 교육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앞의 예에서 ‘맛있다’는 표현을 수학에 적용해 보자.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칠 때 공식과 함께 그것을 적용해서 문제를 푸는 방법을 가르친다. 가장 간단한 더하기를 가르치는 과정만 보더라도 ‘1+1=2’로 시작해서 비슷한 형태의 많은 문제를 풀도록 함으로서 ‘+’라는 기호의 사용법을 익히도록 가르친다. 언어로 치자면 ‘맛있다’라는 말을 여러 음식에 적용하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단어의 사용법을 익히는 훈련과 같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 방법은 신호체계를 가르치는 방법이라는데 있다. 침팬지가 신호를 배우는 과정이 반복 훈련과 함께 적용하는 것이다. 물론 침팬지는 능동적으로 신호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가르치는 방법은 침팬지의 방법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렇게 반복 훈련을 통해 가르치는 방법은 앞서 감정으로 가르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두뇌를 배운 것을 적용할 수 있는 수준에 가두어 버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에는 언어와 두뇌가 한 단계 더 발달할 수 있는 기능을 진화를 통해 탑재했다. 바로 단어와 단어를 합쳐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기능이다. - 계속 -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 방법은 PonderEd Education (http://kr.PonderEd.ca)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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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
· PonderEd Education 대표
· Infonomics society 자문위원
· World Congress on Special
Needs Education 학회장
- 자세한 공부 방법은 필자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kr.PonderEd.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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