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민동필박사의 교육칼럼] 자녀와 대화가 아닌 대화를 하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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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대화가 아닌 대화를 하는 부모
부모는 자녀가 독립한 삶을 살아가는 밝은 미래를 바란다. 학교를 보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필자가 항상 주장하는 거지만, 지식을 가르치는 방법으로는 자녀의 두뇌발달을 능동적으로 이룰 수 없다. 아니, 지식 전달에 초점을 둔 교육은 오히려 두뇌 발달에 장애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교육을 받는 아이들 중에는 독립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난 두뇌능력의 차이라고 단순히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무한한 발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전자로 이유를 돌릴 수만은 없다. 즉, 환경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환경적 요소 중에서도 일상에서의 대화가 두뇌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자폐와 같이 생각하는 방법이 다른 아이의 경우를 제외한 일반적인 아이의 두뇌발달은 언어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언어는 또 사회성과 함께 연동한다. 자폐 아이의 두뇌는 사회성과 언어의 연결고리가 약해 언어 발달이 지연됨에 따라 두뇌발달 또한 지연된다. 하지만 자폐 아이도 사회성이 아닌 언어 발달에 초점을 맞춰 교육하면 두뇌발달을 자극할 수 있고, 두뇌발달은 곧 세상과의 연결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교육이 존재하지 않아 자폐 아이가 고립된 상태로 남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반 아이의 경우 사회성을 통한 언어 발달이 자폐 아이보다 빠르기 때문에 언어발달의 중요성을 부모가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아이의 두뇌 발달은 오롯이 아이의 몫으로 남는다.
가정과 교육 현장 모두에서 아이의 체계적인 두뇌 발달을 만들어 줄 방법은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럼에도 소위 일류 학교는 자기들의 교육을 통해 뛰어난 학생이 배출된다고 착각하고 있다. 실제로 일류 학교 졸업생들 중에 뛰어난 두뇌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많은 이유는 학생을 뽑을 때 두뇌능력이 뛰어난 학생의 수가 다른 학교보다 많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학교가 잘 가르쳐서 사고력이 뛰어난 학생이 생기는 게 아니라 학생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두뇌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핵심 질문은 어떻게 처음부터 남다른 두뇌능력을 가진 학생이 되었는지에 있다. 시작이 어디일까? 이제 유전적 요소가 아닌 일상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에 따른 두뇌 발달에 대해 살펴보겠다.
일상에서 나누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들어보면 일방통행식 의사전달이 많다. ‘공부해!’와 같은 명령이야 당연이 일방적인 의사전달이지만,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용하는 많은 표현들이 일방적 의사전달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빵을 구울 때에는 화씨 350도에서 1시간 구우면 돼!’와 같은 표현이다. 이 표현은 명령과는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일방적인 의사전달이다. 부모의 의사를 아이에게 전달하기만 하지 아이의 의견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눈치 챈 독자도 있을 것 같다. 지식을 전달하는 표현이 모두 일방적 의사전달이라는 점이다. 학교에서 교사/교수가 지식을 가르칠 때에도 같은 접근법을 쓴다. 예를 들어 ‘물 분자는 수소 2개와 산소 하나로 이루어져 있고....’ 등과 같은 표현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식의 전달에 초점을 둔 교육은 학생의 두뇌 발달을 도와줄 수 없다고 적었다.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소통방법은 학생의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언어는 두뇌발달의 핵심이다. 만일 내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한쪽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듣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떨까? 아마 부모뿐 아니라 교사/교수라도 이런 상황을 달갑게 받아들일 사람은 별로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찾고 또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상대에게 전달하려 할 것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으면 답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아이를 이런 방법으로 대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반응할까? 부모가 듣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을 답답해하는 만큼 아이도 답답해하지 않을까?
아이가 학교나 가정 모두에서 일방적 소통의 늪에 빠져 있어 답답해한다면 두뇌발달은 기대할 수 없다. 답답해한다는 말은 부정적 감정이 이미 두뇌를 잠식한 상태다. 두뇌가 이런 감정에 갇히면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생각하는 능력이 곧 사고력이니 결국 사고력의 발달 또한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 방법 하나를 나누겠다.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을 개선하는 방법
1. 자녀와의 대화 중 부모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기억나는 대로 적어둔다.
2. 적어둔 대화를 읽으며 내가 아이에게 한 말을 부모인 내가 듣는다고 가정하면서 내 의견을 말할 여지가 있는지 확인한다.
3. 내 의견을 전할 여지가 없으면 일방적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춘 대화이니 이런 표현을 아이의 의견을 묻는 문장으로 바꾼다.
4. 질문으로 바꾼 문장을 일상에서 아이와 대화할 때 적용한다.
* 이 방법은 필자가 자폐 아이를 키우는 부모 수업에서 제안한 방법으로 자폐와 자폐가 아닌 아이 모두에 적용했을 때, 자폐 아이의 변화도 있었지만 특히 자폐가 아닌 아이의 변화가 단기간에 크게 보였다고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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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
· PonderEd Education 대표
· Infonomics society 자문위원
· World Congress on Special
Needs Education 학회장
- 자세한 공부 방법은 필자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kr.PonderEd.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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