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임의 뮤직라이프] 도대체 리허설은 몇번 하면 되나?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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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첼리스트가 피아니스트에게 ‘내 소리가 안 들리는데’ 라고 불만을 털어 놓으면서 좀 여리게 연주해 달라고 한다. 그러자 피아니스트가 대답했다. "당신은 행운아군요! 불행하게도 나는 당신 소리가 잘 들려서 고민이에요. 첼로 소나타 리허설에 대한 에피소드로 연주자 사이에 흔하게 겪는 일이다. 연주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예행연습이자 실제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입문과정, 이를 통해 서로 문제점을 발견하며 수정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공연이나 행사, 음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임에 몇달전부터 꼼꼼히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리허설 어원을 찾아보자. Re-Hearing 다시 듣기 라는 뜻으로 여러 차례 반복연습 하면서 다시 들어보는 것이다. 리허설도 연주자들 사이에 상호간의 신용이 필요하다. 언제 끝날지 몰라도 무방하나 시작하는 시간만큼은 지연되지 않도록 모두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사실 리허설은 긴장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그래서 리허설을 좋아하는 연주자는 없을 것이다. 항상 설레이고 흥분되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 ‘어디가 잘 안맞는가? 항상 제 박자에 떨어져야 하는데’ 라는 질문이다. 연주자들에게 물어보는 가장 흔한 질문도 반복이다. 연습에 임하기 전에 기본적 요소들을 어떻게 진행해 갈지 서로 토의하며 약속한다. 리허설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연주자들은 무엇보다도 연습과정에서 섬세한 뉘앙스 변화를 직관적으로 느끼며 잘못된 부분은 찾아내어 속히 받아들이는 겸소한 자세도 필요하다. 화음, 빠르기의 변화, 강약의 일치, 정확한 박자와 리듬감각으로 스스로 깨우쳐야 하며 적절한 균형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곡이 첫 박에 같이 시작될 때, 도중에 쉬었다 다시 시작할 때, 서로 호흡을 맞추거나, 마주치는 눈빛 싸인, 제스추어, 얼굴 표정까지 연구해가며 모니터링을 거쳐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의사를 전달하는 리허설 과정을 충실히 하며 연습에 임해야 한다. 연습에도 테크닉이 필요하듯이 어려운 음을 반복해서 틀리는 것은 부적절한 패턴의 동작에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균형 있는 하모니를 위해서는 방치해서 대충 넘어 가서는 안되므로 연습 도중 음악을 중단하여 그 분명한 이유를 밝혀 고쳐 나간다. 음악 연습에서는 인정사정 봐 줄 필요가 없다. 대충 넘어가면 음악이 어떻게 되겠나? 그러면 반주자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도대체 몇 번의 리허설을 거쳐야 되나요?’ 이에 대해 정답은 없다. 무엇이든 첫 숟가락에 배부른 사람 있나? 많이 실행될수록 음악회에 그 완성도가 크듯이 가능한 많이 맞춰 볼수록 효과가 있다.

서동임 / 40년 멘토

604.505.4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