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서동임의 뮤직라이프] 말썽 많았던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집
페이지 정보
본문
심각하며 묵직하고 텁텁한 작품만 골라 브람스로선 아주 드물게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곡으로 `헝가리 무곡집`의 총수는 전부 합치면 21곡이나 된다. 원래닌 한대의 피아노에 두사람이 달라 붙어 치는 4 핸드 듀엣 곡이었다. 아주 신명나게 연주하는 이곡은 나중에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어 널리 사랑 받게 되었다. 특히 제5번과 6번이 널리 유명하다.
`Hungarian Dance` 헝가리 춤이라고 하긴엔 집시 춤이라고 하는 편이 옳다. 작곡가 바르톡 같은 사람이 쓴 순수한 헝가리 무곡과는 달리 상당히 집시화 됐기 때문에 집시 무곡이 맞는다.
이 무곡집에는 출판될 무렵부터 좀 치사한 말썽들이 많이 붙어 다녔다. 내력인 즉, 브람스는 19세 때 헝가리인 22세의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를 알게 되었다. 두사람은 금방 의기 투합해 독일 각처를 연주 여행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때 브람스는 피아노를 담당하기로 했다. 어떤때는 굶기를 밥먹다시피 하면서 갖은 고생을 겪었지만 그래도 뜻이 맞는 두 젊은이의 음악 여행은 즐겁기도 했을 터이고, 브람스로선 뜻밖의 수확도 많은 여행이었다. 그 와중에 헝가리 작곡가 피아니스트 리스트도 알게 되었으며, 바이올린의 대가 요아힘과 작곡가 슈만도 사귀게 된것이다.
그렇게 다니면서 브람스는 헝기리 출신인 레메니로 부터 기회 있을때마다 배운 집시음악에 큰 흥미를 느껴 스케치 해두었다가 틈틈히 피아노 연탄용으로 편곡도 했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 갔을때 둔켈이란 출판사에 아주 헐값으로 출판 의뢰 했지만 거절 당했다. 하는수 없이 이전부터 좀 아는 사이인 베를린의 짐록사에 부탁하게 되어 제 10곡 까지 제1집과 2집으로 나뉘어 4 Hands 듀엣 곡으로 출판되어 발표되고 보니 금방 대박 났다.
생기 발랄하고 색채가 풍부한 헝가리 무곡집은 금방 롱런 히트를 쳐서 사방에서 연주돠고 여러가지로 편곡 되기도 했다. 일이 그렇게 되니 처음 출판을 거절 했던 둔켈 사에서는 몹시 분했지만, 그보다 더욱 억울하게 생각한 것은 애초에 그런 음악을 귀뜀해 준 레메니 였다. 마치 자기것이나 되는 양 발표 하더니 이게 표절이 아니고 뭐냐? 친구 끼리 이럴수가 있느냐? 하면서 레메니는 브람스에게 대들었다. 그런일을 처음 당하는 브람스는 어쩔줄 모르고 있다가 출판사 측에서 브람스를 옹호하여 편들고 일어 났고, 브람스 자신도 출판권 확인 소송을 제기 했다.
문제는 더 커졌으나 결국 브람스가 승소 했다. 헝가리 무곡은 자기 `작곡`이라고 발표 한것이 아니라 처음 부터 `편곡`이라고 했으며 작품 번호도 메기지 않았고, 결국 타인의 권리를 침범할 생각을 추호도 없었음이 증명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작가가 도대체 누구인지도 모를, 거리에 내팽개쳐져 있는것이나 다름 없는 무곡들을 모아 편곡 했기로서니, 그것이 왜 저작권 침해냐? 그렇게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그후 제3, 4집을 내놓았는데 말썽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 조심 하면서 제11,12번까지 발표 했지만 편곡이라 했다. 결과가 어쨌든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은 대중적인 인기라는 면에서는 첫 손가락에 꼽힌다.
서동임 - 40년 멘토
ㆍ Pianist, Accompanist, Performer,Teacher
ㆍ RCM Elementary Specialist, RCM ARCT Performer
ㆍ Master & Bachelor Degree
ㆍ 10년 뮤직 칼럼니스트 활동, 밴쿠버 예술인 협회장
ㆍ 알레그로 앙상블 디렉터
- 이전글<라틴 아메리카 18> 22.06.16
- 다음글<라틴 아메리카 17> 22.06.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