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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서동임의 뮤직라이프] 베토벤 청각을 잃고 어떻게 작곡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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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유튜브 한번 듣고 곧바로 칠 수 있어요라고 참 대견스러워 말한다. 음악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가정은 남다르게 거의 하루종일 음악이 흐르고 있는 상태다. 우리집에서는 지금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음악이 들린다. 음악이 귀라는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분명한데 음의 높이나 음색의 절대적인 기억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아노의 모든 건반의 음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음반을 들었을 뿐인데도 악보 없이 연주할 수 있다면 절대음감의 소유자다. 절대음감은 연습 및 훈련에 의해 익혀지기에 오랫동안 음악훈련을 받은 사람이라면 절대음감이 귀에 박힌다. 뚜렷한 음정 기억력으로 어느 노래도 곧잘 부른다. 

 

어릴 적 3세부터 아버지로부터 혹독하게 음악훈련을 받은 베토벤은 24세부터 앓던 귀에 염증이 심해져 31세에 청각의 60%를 잃었으며 불행하게도 46세에는 완전 귀머거리가 된다. 작곡가가 귀머거리가 된다는 것은 치명적으로 음악가의 생명은 완전 끝났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절망적인데 어떻게 환희의 송가와 같은 불후의 명작을 남겼겠는가? 그 안에 있는 가상의 세계에서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음을 뚜렷한 절대음감으로 오선지에 옮겼을 것이다. 그래서 베토벤 악보를 보면 지우기를 반복하니 지저분하며 낙서처럼 휘갈려쓴 흔적이 보인다. 그의 집 가정부의 기억에 의하면 연필을 입에 물고는 그랜드피아노 사운드 보드판에 손을 넣어 피아노 현에서 음의 진동을 느꼈다고 한다. 온갖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작곡가로 큰 명성을 얻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있었겠는가?

 

베토벤의 26번 고별 피아노 소나타에는 첫 3화음 위에 레베볼 Lebewohl(안녕)!’ 이라는 말을 적어 놓았는데 물론 이 말은 직접 우리 귀에 전달 되지는 않는다.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 즉 가상의 세계가 음악 속으로 녹아 든 것이다. 단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이해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좋은 예다.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사람이 음악에 접근하려면 완전히 다른 기준과 관점이 필요하다. 음악의 오선지 악보는 마치 대바늘로 한 코 한 코 뜨는 뜨개질과 같아서 우리 머리 속의 정서, 기분, 경험, 인식 같은 추상적인 것들이 뒤엉킨 것이다. 이와같이 베토벤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무한한 상상력에 복잡한 조직적 혼합물을 일구어 낸 절대음감의 소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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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임 / 40년 멘토

Pianist, Accompanist
Performer,Teacher
RCM Elementary Specialist
RCM ARCT Performer
Master & Bachelor Degree
9년 뮤직 칼럼니스트 활동
밴쿠버 예술인 협회장
알레그로 앙상블 디렉터
알레그로 코러스 디렉터 
604.505.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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