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의영화이야기] 모 아니면 도 > 컬럼

본문 바로가기
미주지역 바로가기 : Calgary/EdmontonChicagoDallasDenverHouston,    TorontoVancouverHawaiiLANYSeattle

컬럼

기타 [수진의영화이야기] 모 아니면 도

페이지 정보

본문

aec41709c152e3c91c62bfc7ee49429a_1626541344_5465.jpg
 

어둠 속에서 괴한에게 쫓기는 주인공. 필사적으로 도망치다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 추격을 따돌린 주인공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앞을 돌아보고, 그때 눈앞에서 살인마가 괴성을지르며 달려든다.


점프스케어는 큰 소리와 요란한 화면으로 관객을 덮치듯이(Jump) 겁주는데서(Scare) 유래한 연출이다. 갑작스런 상황의 변화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인간의 생리를 이용하는 점프스케어는 아주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관객에게 겁을 줄수 있는 덕분에 수많은 공포 및 스릴러 영화에서 사랑받고 있다.

aec41709c152e3c91c62bfc7ee49429a_1626541361_2343.jpg
 

간단하고 효과적인 특성상 점프스케어는 자주 사용되며 관객들은 그만큼 ‘깜짝 놀래키기’ 식의 무서움에 익숙해져 있다. 노력 없이 싸구려로 연출된 점프스케어는 놀란 가슴이 진정되면 허망하고 감흥 없이 잊혀진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를 위해 공들인 준비과정을 거친 점프스케어는 장면이 끝나고 나서도 가시지 않는 공포를 안겨준다.


4e936301f5f69bef30f05c97947e0191_1626357601_525.JPG[위커맨 리메이크, 꿈 속의 꿈 장면] 


여기 형편없는 점프스케어의 일례가 있다. 일찍이 본 칼럼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위커 맨’ 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낯선 섬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다. 기괴한 의식의 희생양이라도 된 듯 물 속에 선 채로 메달린 딸을 발견한 니콜라스 케이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그녀에게 닿으려는 순간 잠이 깬다. 정신을 차리는 듯 싶었는데 순간 큰 소리와 함께 품 안에 안긴 딸의 시체가 튀어 나오면서 관객을 깜짝 놀래키나 싶더니만 같은 자리에서 같은 자세로 또 다시 잠에서 깬다.


지금 한 설명 그대로 말도 안되는 장면이다. 큰 소리와 화면 전환으로 놀래키기는 하지만 단지 그뿐, 허무 맹랑할 뿐더러 이 시퀀스를 통해 캐릭터와 스토리에 어떤 영향도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케이지가 물 속을 헤엄치는 장면에서 분위기가 조성되며 놀래킬 것을 예고하고, 이후 딱 뻔한 장면에서 점프스케어가 나오기 때문에 무서울 수가 없다.


4e936301f5f69bef30f05c97947e0191_1626357655_4169.JPG
[인시디어스의 한 장면.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어 비슷한 이미지로 대체함.] 


그렇다면 이 기법을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으로 무서운 장면을 연출할수 있을까. 인시디어스의 악마가 등장하는 장면을 예로 들어보자.


여기서 관객은 점프스케어가 튀어나올 것을 알고 있다. 두 주인공이 대화하는 2분 가량의 시간 동안 카메라는 정적인 장면 대신 두 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하나는 밝은 조명 아래 대화하는 두 주인공, 또 하나는 어두운 복도와 방 안에 서 있는 불길한 검은 형체. 이를 통해 관객은 점프스케어가 튀어나올 것을 예상하게 된다. 


다만 악마는 어두운 방 안에서 튀어나오는 대신 주인공들의 대화 도중 예고없이 그 얼굴을 들이민다. 긴장과 안정이 2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교차되는 도중, 밝은 조명 아래 멀쩡히 대화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안심하고 있던 관객의 허를 찌르는 것이다. 그야말로 알면서 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은 이렇게 말했다. “폭발은 무섭지 않다. 오직 그 과정만이 무서울 뿐이다.” 


단순히 큰 소리로 놀래키는 것은 누구나 할수 있다. 다만 충분히 준비를 하고 예상하지 못할 때 허를 찌르는 발상과 노력이 있어야 진정 ‘무서운’ 장면을 연출 할 수 있는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Login

회원가입
이번호 신문보기 더보기

회사소개(KOR) | 광고&상담 문의
KYOCHARO NTV ENTERPRISES LTD.
#327D- 4501 North Road, Burnaby, BC, V3N 4R7, CANADA
TEL. 604-444-4322 (교차로) | 604-420-1088 (TBO) | E-MAIL. vancouver@kyocharogolf.com
Copyright © KYOCHARO NTV ENTERPRISES LTD. All rights reserved.
Developed by Vanple Networks Inc.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팝업레이어 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