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다를 빛낸 여성] 바바라 하워드, 캐나다 대표 최초 흑인 여성 선수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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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BC 스포츠 명예의 전당

[밴쿠버-Vancouver is Awesome] 1938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대영제국 게임에서 캐나다를 대표해 국제 무대에 선 최초의 흑인 여성 선수 바바라 하워드(당시 17세)가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당시 그녀는 100야드 결선에서 11.6초를 기록하며 6위를 차지했으나, 대회 신기록을 세운 호주의 데시마 노먼(Decima Norman)에 0.5초 뒤진 성적을 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바바라는 2010년 한 인터뷰에서 “이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과에 부끄러웠다”며 “기대만큼 잘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은 캐나다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스프린트 재능

바바라는 밴쿠버 로라 세코드 초등학교 시절부터 빠른 달리기 실력을 보였다. 학교 종이 울리면 집에서 학교까지 한 블록 반을 전력 질주하며 수업 시작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브리티니아 고등학교 시절에는 도시 최고의 단거리 선수 중 한 명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헤이스팅스 파크에서 훈련하며 경주마의 배설물을 피해 달리기도 했다.

1938년 대영제국 게임 캐나다 대표로 선발되기 위해, 바바라는 서부 캐나다 예선에서 100야드를 11.2초에 달려 기존 기록을 깨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캐나다 4x100m 계주팀의 은메달에 기여한 릴리안 파머와 메리 프리젤을 제치고 이룬 성과였다.

 

호주에서의 도전과 성장

1938년 대영제국 게임은 바바라에게 큰 도전이었다. 한 달간의 항해와 새로운 환경, 향수병, 그리고 흑인 여성 선수로서의 이색적인 관심 속에서도 그녀는 경기에 임했다. 

호주 신문 1면을 장식하고 현지 유명인사가 된 그녀는 코알라 인형 등 다양한 선물을 받으며 사랑을 받았다. 이 코알라 인형은 그녀가 평생 간직한 소중한 기념품 중 하나가 되었다.

 

전쟁으로 인한 올림픽 출전 기회 상실

제2차 세계 대전은 바바라의 선수 경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940년 도쿄 올림픽과 1944년 올림픽이 취소되면서, 그녀의 단거리 선수 경력은 전쟁의 여파로 끝나버렸다. 

그러나 바바라는 교육자로서 새로운 길을 걸었다. 1941년 밴쿠버 교육청에 고용된 최초의 소수 민족 구성원이 된 그녀는 43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역 사회에 기여했다.

후대에 남긴 유산

바바라의 업적은 수십 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0년 밴쿠버 공원위원회로부터 '뛰어난 여성상'을 수상한 후, 2011년 버나비 스포츠 명예의 전당, 2012년 BC 스포츠 명예의 전당, 2015년 캐나다 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밴쿠버시는 그녀를 기리기 위해 캄비 스트리트 다리 근처 공원을 '바바라 하워드 플라자'로 명명했다.

바바라 하워드는 캐나다 스포츠 역사의 선구자로서, 인종과 성별의 장벽을 넘어 국제 무대에서 캐나다를 대표한 첫 흑인 여성 선수로 기억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끈기와 열정,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상징하며,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밴쿠버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