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K-Gen 人터뷰] “춤은 멈췄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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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의 꿈을 접고 교육자의 길을 선택한 김리나 원장의 새로운 인생 무대
어느 평범한 오후, 김리나 원장의 SKY Education 학원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녀의 말투는 조용했고, 표정은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품어온 이야기와 끈질긴 인내가 묻어 있었다.
그녀의 삶은 겉보기엔 조용해 보일지 몰라도, 그 속에는 몇 번의 눈물, 수많은 선택, 그리고 수천 번의 다짐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김리나는 어린 시절 밴쿠버에서 리듬체조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초등학교 때 우연히 본 발레 공연에 매혹되어 발레리나의 꿈을 꾸게 되었다.
8학년 때부터 고(GOH) 발레 아카데미에서 매일 다섯 시간 이상씩 치열하게 훈련하며 성장한 그녀는 캐나다 네셔널 발레단의 ‘서머 스쿨’에 연이어 선발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각종 발레 콩쿠르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김리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래의 발레 스타’로 불리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11학년이 되던 해, 그녀의 몸이 보내는 신호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만성 아토피가 심해져 극심한 통증과 가려움으로 인해 발레 수업을 소화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리나는 말한다.
“처음엔 믿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발레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제게 발레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정체성이었거든요.”
그녀가 입었던 타이츠와 토슈즈는 점점 먼지 쌓인 상자 속으로 밀려났고, 그녀의 방은 침묵으로 가득 찼다. 동시에, 학업에 소홀했던 대가도 돌아왔다.
성적표는 엉망 있었고, 친구들과의 이별은 또 다른 상실감으로 다가왔다. 김리나는 그렇게 삶의 중심이었던 발레를 내려놓은 채, 써리 프레이저 하이츠 고등학교에서 12학년을 새롭게 시작했다.
친구들에게 배운 동기부여
모든 것이 낯설었다. 새 교실, 새 친구, 새 선생님. 처음엔 학교 가는 것조차 고문처럼 느껴졌지만, 어느 날 공부를 즐기는 교포 친구들이 그녀의 삶에 스며들었다.
모두가 A학점을 받는 모범생들이었고, 그들의 열정은 김리나의 가슴 속에 다시 작은 불씨를 피워냈다. 함께 공부하며 점점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UBC 입학이라는 꿈도 현실로 다가왔다.
교육자의 길, 그리고 첫 학원
UBC에서 English 전공을 시작한 김리나는 재능교육 튜터로 일하면서 아이들과의 소통 속에서 뜻밖의 기쁨을 발견하게 된다. 이후 UBC Education 교사 실습 기간 동안 소년원에서 복잡한 사연을 지닌 소녀들과 마주하게 된다.
마약, 성매매, 가족의 해체 등 무거운 현실 속에서 “리나 선생님”이라 불리는 그녀는 학생들에게 작은 희망이자, 귀 기울여주는 존재가 되었다.
한 수업 시간, UBC 교수는 모든 학생들에게 부모의 직업과 수입을 기준으로 앞으로 또는 뒤로 서게 했다. 김리나는 그날 수업에서 처음으로 “부모의 환경과 자원이 얼마나 나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실감했다고 말한다.
이 경험들은 훗날 그녀가 학원 ‘SKY Education’ 을 설립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첫해 10명의 학생으로 시작된 이 학원은 2024년 현재 200명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김리나 선생은 교육학에 대한 깊은 열정을 바탕으로 UBC에서 교사 자격증(B.C. Teaching Certificate)을 취득한 후, 랭리 지역의 공립 중학교인 욕슨 미들스쿨(Yorkson Middle School)에서 정교사로 약 3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그녀는 영어 과목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습 레벨의 학생들을 지도하며,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녀는 교과 내용 이상의 교육을 중요하게 여겼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질문할 수 있는 용기를 기르며, 협력과 배려를 배우는 교실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했다.
학부모와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그녀는 책임감이 강하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교사로 신뢰를 얻었다.
하루의 수업이 끝난 후에도 김리나 선생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방과 후에는 그녀가 원장으로 직접 운영하고 있는 SKY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사회, 에세이 쓰기 등을 집중 지도하며, 특히 학습 동기와 자신감을 잃은 학생들에게 맞춤형 코칭을 제공해 ‘학업 회복’의 기회를 열어주었다.
정규 수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학생 개개인의 약점을 진단하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김리나 선생은 교사로서 또 다른 보람을 느꼈다.
그녀는 공교육 현장에서 쌓은 실전 경험과 학원에서의 밀착 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는 물론, 정서적 안정과 자기주도 학습능력까지 두루 끌어올릴 수 있었다.
특히 SKY 학원은 소수정예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각 학생의 성향과 필요에 맞춘 개별 피드백을 통해 학부모들로부터도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학교에서는 전반적인 흐름과 환경을 만들어주고, 학원에서는 그 흐름 안에서 놓치는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두 곳이 연결되어야 아이들이 정말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김리나 선생의 이 말은 단지 교육에 대한 철학이 아니라, 그녀가 직접 실천해온 삶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남편의 지원 속에 사립고등학교 ‘SKY Secondary’ 까지 설립하게 된다.
“남편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어요. 처음 학원을 제안한 것도, 학교 인가 절차를 함께 밟은 것도, 모두 남편 덕분이에요.”
현재 김리나는 이 학교의 교장이자 교사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눈을 바라보며 수업을 진행한다. 그녀는 말한다.
“학생들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게 제가 발레를 포기한 날, 가장 먼저 잃어버렸던 것이거든요.”
김리나처럼, 다시 춤추는 삶을 위하여
그녀의 삶은 멈추지 않았다. 비록 무대 위 춤은 끝이 났지만, 그녀는 지금 또 다른 무대에서, 새로운 관객들 앞에서 인생이라는 춤을 추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한 마디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꿈은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내가 나를 믿는 건, 단 한 번도 바꾼 적 없어요.”
이제 그녀의 무대는 교실이고, 그녀의 발레는 학생들을 향한 사랑이며, 그녀의 박수는 아이들의 웃음이다. 김리나 원장은 말한다.
“춤은 멈췄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어요."
SKY Secondary
778-997-9114
20317 67 Ave, Langley, 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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