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쌓이면 늙는다”… ‘영원한 화학물질’ PFAS, 50대 남성 노화 가속 충격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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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흔히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리는 퍼플루오로알킬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PFAS)이 50대와 60대 초반 남성들의 노화를 여성보다 더 빠르게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CNN 이 보도했다.
이 독성 화학물질이 플라스틱 등에 사용되며 인체에 축적되는 가운데, 최근 연구에서 중년 남성에게 특히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져 건강 경종을 울리고 있다.
PFAS는 분해되는 데 수년이 걸리는 특성 때문에 ‘영원한’이라는 별칭이 붙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공학원·의학원에 따르면 미국인 98%의 혈액에서 검출된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를 측정하는 후성유전학적 노화(epigenetic aging)를 기준으로 PFAS 노출과 노화 속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교통대 의대 역학 교수 리샹웨이(Xiangwei Li)가 이끈 연구팀은 “PFAS 노출과 가속화된 후성유전학적 노화 사이의 연관성이 50~65세 남성에서 가장 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젊은 남성과 65세 이상에서는 연관성이 약하거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며 “여성에서도 일부 연관성을 관찰했지만, 중년 남성만큼 크거나 일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PFAS가 내분비계(endocrine system)를 교란하는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예상되는 ‘성별 특이적 효과(sex-specific effect)’로 해석된다. 스위스 취리히에 기반한 비영리 재단 ‘식품포장포럼’의 제인 문케(Jane Muncke) 최고과학책임자는 “성장, 대사, 기분, 생식 등 핵심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의 경우 성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메일로 “남성의 경우 PFAS 축적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고 정자 질을 떨어뜨리며 고환암과 신장암 위험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기존 연구들도 여성들이 임신, 모유 수유, 월경 출혈 등을 통해 PFAS를 남성보다 빨리 배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폐경 후에는 남녀 간 PFAS 축적 차이가 좁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케는 “이번 결과는 인과관계로 해석할 수 없지만, 생물학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퍼즐 조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화학협회(American Chemistry Council)는 이 연구가 20년 전 자료를 기반으로 한 ‘탐색적’ 연구라며 “PFAS 노출이 노화를 유발한다는 증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협회 대변인 톰 플라나긴(Tom Flanagin)은 “이미 특정 PFAS에 대한 과학적·규제적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이메일로 밝혔다.
연구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1999~2000년 데이터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326명의 고령 남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혈액 샘플에서 11종의 PFAS를 검출하고, DNA 메틸롬(DNA methylome)을 분석해 12개의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s)’에 입력했다. 이 시계들은 혈액 등 조직의 노화 정도를 추정하는 도구다.
PFAS의 위험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1950년대부터 소비재를 논스틱, 내유·내수성, 내온성으로 만드는 데 사용된 이 화학물질은 암, 불임, 고콜레스테롤, 호르몬 교란, 간 손상, 비만, 갑상선 질환 등과 연관된다.
특히 ‘레거시 PFAS’로 불리는 퍼플루오로옥탄술폰산(PFOS), 퍼플루오로옥탄산(PFOA), 퍼플루오로헥산술폰산(PFHxS)은 2001년 스톡홀름협약(지속성유기오염물질에 관한 협약)에서 전 세계적으로 퇴출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국은 이 협약에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 환경보호청(EPA)은 레거시 PFAS 수준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도입하고 ‘슈퍼펀드법’ 하에 ‘유해 물질’로 지정할 계획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 계획이 철회되거나 지연됐다.



화학 산업계는 덜 연구된 다른 PFAS 형태를 개발했지만, 이들도 기존 PFAS와 유사한 생물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덜 알려진 퍼플루오로나노산(PFNA)과 퍼플루오로옥탄술폰아미드(PFOSA)가 50~64세 남성의 빠른 후성유전학적 노화와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며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공포에 질릴 필요는 없다”며 “이번 연구는 연관성을 보여줄 뿐 인과성을 증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PFAS 노출은 광범위하지만 완전한 회피는 비현실적”이라며 “인증된 수돗물 필터 사용, 지역 수질 주의보 준수, 얼룩·기름 방지 소재 접촉 최소화 등 가능한 노출 감소가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의미 있는 위험 감소는 규제 조치와 환경 정화에 달려 있으며, 많은 노출이 지역 사회 수준에서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 참여자의 혈액처럼, 우리 몸속에 스며든 ‘영원한 화학물질’이 중년 남성의 시간을 훔치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 생활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개인적 노력만큼 정부와 산업계의 책임 있는 행동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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