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이탈에 2년…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2세 ‘병역 족쇄’ 불만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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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만을 선택하는 이른바 ‘국적이탈’ 절차가 통상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면서, 해외 한인사회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정 기한을 지켜 신청하더라도 과거 6개월~1년 이내에 마무리되던 처리 기간과 비교해 행정 속도가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는 2005년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원정출산에 따른 병역기피를 방지하겠다며 발의한 국적법 개정안에 근거해 도입됐다. 이른바 ‘홍준표법’ 시행 이후, 미국 등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 남성은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국적자일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완료해야 한다.
이 기한을 넘기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중국적자가 되며, 만 38세가 되는 해 1월 1일까지 최대 20년간 병역의무 대상자로 묶이게 된다. 이로 인해 대학 진학, 취업, 군 복무 계획 등 인생 설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이 한인사회의 공통된 우려다.
실제 처리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뉴욕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재 국적이탈 신청은 법무부의 최종 승인까지 평균 약 18개월이 소요되고 있으며, 업무 처리량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신청자들 사이에서는 최대 2년까지 걸린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신모 씨는 “첫째 아이는 국적이탈에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는데, 둘째는 2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당황했다”며 “군 입대나 향후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미리 정리하려 했지만 행정 지연으로 답답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특히 많은 가정이 간과하는 현실적 장벽은 국적이탈 이전에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한국 내 가족관계 등록 절차다. 미국에서 결혼해 계속 거주해온 한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자녀 역시 한국에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자녀의 국적이탈을 진행한 또 다른 한인은 “미국에서 결혼했고 아이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신고할 일이 없었다”며 “막상 국적이탈을 하려니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이어 자녀 출생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결혼증명서와 출생증명서 제출, 번역·공증, 재발급 등이 요구돼 준비에만 수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행정 절차의 복잡성도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적이탈은 재외공관 접수 이후 외교부와 법무부 심사, 국적심의위원회 검토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구조다. 국적이탈 신고 시기를 놓친 남성은 ‘예외적 국적이탈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2022년 도입된 이 제도 역시 최소 12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 자체가 한인 2세들을 병역의 족쇄에 묶어두는 구조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그에 앞서 행정 디지털화 시대에 걸맞은 처리 기간 단축과 절차 간소화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해외 출생 한인 2세들의 권익과 직결된 국적이탈 제도가 언제까지 ‘시간과의 싸움’으로 남을지, 제도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밴쿠버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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