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체성 알릴 수 있다” 연방법원 판결… 캘리포니아 학교 현장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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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법원이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교사들에게 학생의 성 정체성 변화와 관련해 부모에게 알릴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면서, 교육 현장을 둘러싼 이념적·법적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판결은 교사의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헌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항소심에서도 유지될 경우 캘리포니아의 기존 교육 지침과 학교 정책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로저 베니테스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시행해 온 학생 성 정체성 관련 교육 지침이 교사들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은 학교 직원이 학생의 ‘성별 불일치(gender incongruence)’와 관련된 정보를 부모에게 전달할지 여부를 개인적으로 결정할 권리가 연방법에 의해 보장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는 주정부나 교육구가 교사들에게 일률적으로 ‘부모 통보 금지’를 강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베니테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학교나 교육구가 부모에게 학생의 성 정체성 표현과 관련한 사실을 숨기거나 오해를 유도하는 행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교직원이 부모에게 직접 거짓말을 하거나, 자녀의 교육 기록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행위 역시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공립학교는 총기 반입 금지 구역일 수는 있지만, 수정헌법 제1조가 적용되지 않는 공간은 아니다”라며 “종교적 신념을 가진 교사들에게 신앙을 포기하거나 교직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보수 진영과 부모 권리 옹호 단체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학교가 부모를 배제한 채 민감한 정보를 관리해 온 관행이 잘못됐으며, 자녀에 대한 알 권리는 부모의 기본적 권리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인권 단체들과 성소수자 보호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성명을 통해 “이 판결은 가정에서 커밍아웃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성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환경에 놓인 학생들을 학교가 보호해 온 오랜 노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판결이 나온 당일 항소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주정부 측은 학생의 사생활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기존 정책이 이번 판결로 훼손될 수 있다며, 상급심에서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은 202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에스콘디도 통합교육구 소속 중학교 교사 두 명은 학생의 성 정체성과 관련한 정보를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한 주정부 지침이 자신의 종교적·양심적 신념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교사에게 사실을 숨기거나 회피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판결을 둘러싼 논란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역할과 학생의 권리, 부모의 알 권리 사이의 경계를 다시 묻고 있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 정책에도 상당한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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