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에 유가 폭등”… 호르무즈 봉쇄 땐 배럴당 100달러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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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원유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Brent)는 장외거래에서 10% 급등해 배럴당 약 80달러선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오며 지난 20일에는 배럴당 73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공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가운데 실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서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 다만 주말 동안 선물시장은 휴장 상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ICIS의 아제이 파르마 에너지·정제 부문 책임자는 “군사 공격 자체도 유가 상승 요인이지만,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라며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복수의 무역 소식통에 따르면 다수의 유조선 선주사와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 원유 트레이딩 업체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정제유·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란 측이 해당 수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데 따른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만약 이 수로가 봉쇄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캐나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애널리스트는 “중동 지도자들이 미국 측에 이란과의 전면전이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반면 네덜란드 라보뱅크(Rabobank)는 비교적 신중한 전망을 내놓으며 단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리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의 호르헤 레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과 아부다비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일부 물량을 우회할 수는 있지만, 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경우 하루 800만~1,000만 배럴의 원유 공급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리스타드는 거래 재개 시 유가가 약 20달러 상승해 배럴당 92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이날 4월부터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수요의 0.2%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중동 리스크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발 위기 고조로 아시아 각국 정부와 정유사들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원유 재고 점검과 함께 대체 수송 경로 확보, 공급선 다변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 분석업체 클리퍼(Kpler)는 웨비나를 통해 “인도는 중동산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군사 충돌의 확산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제 상황이 국제 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에너지 가격 불안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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