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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민경숙의 교육칼럼 -자녀를 존중하는 대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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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의 해결사가 아니다


구체적인 칭찬과 공허한 칭찬의 구별 해결주도형이 아닌 아이 스스로 해결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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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소개했던 ‘나를 전달하는 대화,’ ‘솔직한 대화,’ 그리고 ‘일관성 있는 대화’와 더불어 부모들이 실천할 만한 자녀를 존중하는 대화의 접근방법들을 좀 더 살펴보기로 하자. 


'보상과 위협에 의존하지 않고 구체적인 칭찬을 사용하는 대화'는 아이를 보다 독립적이며 도전적으로 이끈다. 혹자는 높은 도전 정신과 독립적인 탐구 능력이 성공의 원동력이라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역량은 외부의 압력과 유혹으로는 절대 형성되지 않고, 내면의 강한 요청이 전제될 때 비로소 가치 있게 생성된다. 또한 이러한 내적 동기 유발은 오랜 인내를 통해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도에 포기하고 손쉽게 효과를 줄 수 있는 외적 동기 유발 수단에 의존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에게 보상(예, '점수를 올리면 신형 휴대폰을 사줄게.')과 위협적인 형태(예, '지금 숙제를 끝내지 않으면 혼난다!')의 대화법은 비교적 단시간에 용이한 방식으로 학습을 종용할 수 있을지라도 도전과 탐구능력의 전제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이에 반해, 구체적인 칭찬은 아이를 존중하는 대화에 필수 영양분을 제공해주고 내적 동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 굳이 '구체적'이라고 명시하려는 이유는 허공에 울리는 공허한 칭찬과의 차별을 위해서다. 많은 칭찬들이 과장되거나 때와 문맥에도 적절하지 않게 오고 간다. 게다가 행동의 결과에만 치중한 일반적이며 피상적인 칭찬은 상대의 기분을 오히려 상하게 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칭찬이 수행의 과정을 따라 적재적소에 제공될 때 아이들은 칭찬의 이유를 분명히 전달받게 되고 자존감을 높이게 된다. 아이의 그림을 보고 '그림 참 잘 그렸네!' 라고 매번 했던 말을 되풀이 하기보다는 “이 부분을 파란색으로 칠한 것은 좋은 선택 같다. 엄마는 특별히 거기가 참 좋다” 라고 칭찬을 한다면 아이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더욱 고심하여 색감을 선택할 것이다. 아이에게 향한 작고 구체적인 칭찬들은 시나브로 모여서 도전과 탐구의 험난한 산을 넘게 할 것이다. 


다음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지지해 주는 대화'이다. 지나치게 부모를 의존하는 아이들 뒤에는 수퍼 맘 신드롬을 가진 부모들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가 해결해 줄게, 걱정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 와 같은 대화의 내용들은 아이의 생각보다 부모의 생각이 언제나 옳기 때문에 무조건 따르라는 로봇식 양육을 내포하고 있다. 아이가 유독 사건과 상황에 부딪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부모 자신의 만능해결적 언어 습관을 반추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가져온 의문이든, 부모가 내민 질문이든,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엄마도 잘 모르는데 함께 찾아보자” 와 같은 겸손한 반문은 아이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자주적인 태도와 책임감을 부여해 준다. 어렸을 때부터 문제 해결과 탐구에 대한 주체의식(authorship)을 갖게 돕는 대화는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의 기본 자세라 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아이를 존중하는 또 다른 대화는 '비교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인간 사회는 경쟁과 비교의 늪에서 주리를 틀어왔다. 사회가 온통 경쟁으로 물들어 있다 보니 자식에게 내뱉는 말에 생각 없이 가시를 심는다. “친구들도 너처럼 못했니? ㅇㅇ보다는 잘할 수 있잖니?” 얼마나 과격하고 우회적이냐의 차이일 뿐이지 본질적으로 비교를 당하는 아이의 심정은 마찬가지다. 우정을 쌓고 협동하며 함께 살아갈 세상을 꿈꾸는 동심의 세계에 애써 돌을 던질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래전 일이다. 한 번은 큰 아이가 수학 시험을 보던 날 몸이 아파 결석을 했다. 이틀이 지나 혼자서 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지극히 소박한 엄마의 마음이 앞서, 가까운 친구에게 무슨 문제가 나왔는지 한 번 물어볼 것을 슬그머니 말했다가 아이에게 크게 책망을 당한 적이 있다. 대화의 핵심이 비교와 경쟁의 등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매한 언어의 사용이 내 자식을 우월감이나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만들 수 있다. 


대화는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도구이다. 대화 없는 인간 관계는 억압과 통제를 재생산할 뿐이다. 자녀와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은 따라서 부모의 적절한 대화 기술과 면밀히 밀착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부모-자녀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실상이 사회적 인간 관계의 모태이기 때문에 그 중요함이 더하다. 앞서 열거한 대화의 방식들은 지극히 평범하며 당연한 것들이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무시되거나 경시되기도 쉽다. 하지만 거창하지 않으니 실천하고 도전해 볼만하다. 우리는 종종 성장판이 닫혀 키가 자라지 않는 자식을 걱정한다. 그런데 인격과 소양의 성장판이 닫힌 우리 자신들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않는다. 1년 후 나는 더 자란 부모가 되어있을까? 오늘 내가 하는 말에 인격을 담아보자. 

 

글 싣는 순서
1    사이버 공간과 교육
2    균형 잡힌 부모
3    재능과 장애의 연속선 상에서
4    자녀를 존중하는 대화 I
5    자녀를 존중하는 대화 II
6    느림의 미학
7    현명한 소비
8    비평적인 읽기와 쓰기I
9    비평적인 읽기와 쓰기II
10    내 속에 있는 고정관념-똑바로 신드롬
11    교수-학습 사례 I -데이드림
12    교수-학습 사례 II -학습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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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숙 

·교육학 박사(토론토)
·교육컨설턴트
·한국 교원대·토론토대 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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