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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민동필박사의 교육칼럼] 인맥이 만들어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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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부터 4일 전 하버드 대학에서 열리는 한 심포지엄에 참여했다. ‘두뇌의 발달 과정과 학습법’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이 심포지엄은 필자가 코넬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보낼 때의 교수를 중심으로 해당 실험실을 거친 과학자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의 현 연구 과정에 대한 발표와 함께 근황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물론 해당 교수와 관련된 사람들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하버드 내 같은 학과의 교수, 과학자, 학생 등 약 100여 명 이상이 함께 참여했다. 필자가 이번 칼럼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심포지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또 어떤 유명한 과학자들이 참여했는지도 아니다. 이 심포지엄을 예로 들어 인맥에 관한 이야기하려 한다.

필자가 심포지엄 주최 측으로부터 발표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락을 받고 제일먼저 한 질문이 ‘분야가 다른 주제인데 괜찮겠는가?’였다. 주최 측은 물론 괜찮다고 답했다. 이유는 한 실험실을 거쳐 나간 사람들의 다양한 현재의 모습을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그래서 참여를 결정했고 또 참여했다. 물론 궁금한 점도 있었다. 필자의 발표 내용에는 하버드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마이클 센델 교수의 교수법의 한계를 보여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하버드 대학의 교수 및 학생의 반응도 궁금했다. 하지만 더 궁금했던 것은 인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연구 중심의 과학 분야를 떠난 지 약 15년의 세월이 흘러 연락이 끊긴 상태였기 때문이다.

인맥은 말 그대로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주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가끔 개인의 능력보다 인맥을 더 중요시하기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인맥의 핵심은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앞서 적은 것처럼 이번 심포지엄의 중심에 있던 사람은 필자가 코넬 의과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보내던 시기의 교수였다. 이 교수는 필자가 연구 분야를 자폐 아이 교육을 위한 두뇌 발달로 전환하던 즈음 하버드로 자리를 옮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하버드에서 당시 교수 채용 공고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교수를 초대해 세미나를 듣고 의견을 물은 후 바로 하버드로 올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스카웃이다. 그만큼 연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이 교수의 연구 능력을 인정하는 이유는 이 교수가 구조 생물학과 면역을 연결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는데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만들 때 ‘웹브라우저 + 음악 재생 앱 + 전화’를 합친 제품을 만든 것처럼, 이 교수는 두 가지 다른 분야를 합쳐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룬 것이 아니라 지난 20여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다. 분야가 새롭다보니 이 교수의 훈련을 받은 과학자들이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필자가 훈련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실제로 과학계에서는 박사 후 과정에 있는 과학자 그리고 석박사 과정 학생을 모두 합쳐 ‘훈련생’으로 부르고, 심포지엄에서도 실험실 출신 모두를 이 단어로 표현했다. 이렇게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미국은 물론 한국, 중국 등 대학의 교수 또는 연구원으로 있으며 과학 기술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서 독자에 따라서는 이 이야기들이 인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 핵심은 인맥이라고 해 놓고 엉뚱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내용이 인맥의 핵심이다. 

이들이 모여 자신의 연구 등에 대한 발표와 함께 중심에 있는 교수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다. ‘당신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고, 당신이 있어 내 연구도 존재한다!’였다. 여기서 이 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한 명의 독립적인 과학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핵심 과학자가 있고, 이 과학자가 탐구하는 영역을 배우고 익히면서 훈련을 받은 후,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구 영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무에 비유하자면 뿌리와 기둥이 인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고, 수많은 가지와 나뭇잎이 훈련을 받아 독립한 과학자들이라는 뜻이다. 달리 말하자면 인맥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그의 훈련생들은 새로 개척된 분야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간다는 뜻이다. 필자야 분야가 달라 소통할 이유가 없었지만, 이들의 경우 비슷한 분야에서 연구를 하다 보니 서로 연락하면서 의견도 주고받고 때로는 협력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지원자가 인맥의 중심에 있는 교수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을 했는데, 이 교수의 실험실은 포화상태라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교수가 ‘훈련생’ 중 한 명이었던 다른 대학 교수에게 연락해 의견을 타진했고, 마침 사람을 찾고 있던 이 교수가 그 지원자를 받아들이게 됐다는 이야기다. 인맥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이러한 일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 컨퍼런스나 심포지엄에서 네트워킹은 필수 요소가 됐다. 이번 심포지엄도 마찬가지로 네트워킹을 위한 리셉션과 저녁 시간이 있었고, 필자도 이 자리에서 필자의 교육에 관심을 보이며 정보를 요청하는 사람을 포함해 다양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이 자리에 인맥의 중심에 있는 교수를 포함한 몇 명이 자신들의 자녀와 함께 참여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자녀들에게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필자도 있었다. 아들과 함께 참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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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물고기 유튜브 채널 링크https://www.youtube.com/channel/UCe1spcaxvRZYo4ibNLNTL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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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필 박사

· PonderEd Education 대표 

· Infonomics society 자문위원

· World Congress on Special 

    Needs Education 학회장

- 자세한 공부 방법은 필자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kr.PonderEd.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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