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필박사의 교육칼럼]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의 교수법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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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에 마이클 센델이라는 교수가 있다. 이 교수의 수업은 다른 수업과 달라 상당히 유명하다. 필자도 한국에서 한 강의 한편과 하버드 대학 유튜브에 올라온 강의 2편 정도를 봤다. 이 강의들을 통해 개인적으로 하버드와 같은 대학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버드에서 자랑스럽게 공개할 정도로 뛰어난 강의로 알려진 센델 교수의 강의,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대부분의 학교교육은 지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은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학생에 따라서는 오히려 힘든 학교생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앞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지식을 습득한 정도를 시험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적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고 이러한 차별은 성적이 높은 학생들에게는 자부심을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는 자괴감 또는 무시를 당하는 현상을 초래한다. 그런데 마이클 센델 교수의 강의를 들어보면 지식을 전달하지 않는다. 그러면 이 사람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센델 교수의 강의를 이야기하기 전에 이 사람이 가르치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 사람의 생각을 먼저 짚어보자.

센델 교수는 정의에 대한 강의를 한다. 그리고 책도 냈다고 한다. 필자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센델 교수를 인터뷰한 사람에 따르면 이 사람의 정의에 대한 책에는 센델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에 대한 정의는 없다고 한다. 스스로 정의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의가 무엇인지를 가르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교육의 관점에서 보자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다면 센델 교수는 정의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는 것일까? 이 사람의 수업을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센델 교수는 정의에 대한 정의를 가르치지 않는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스로 정의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이지만 어쨌든 수업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학생들로 하여금 논쟁을 통해 서로가 생각하는 정의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토론을 하도록 만든다. 즉, 무엇인가 정보를 가르치지 않고 논쟁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업이 왜 그렇게 유명할까? 왜 세계적으로 상위에 해당한다는 학교에서 그의 수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로 하여금 실제로 생각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도록 만들지 못한다. ‘1+1=2’라는 더하기를 가르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말 그대로 1+1=2라고 가르치면 배우는 학생은 이 더하기 방법을 배워 계산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생각이 없다. 그저 배운 방법을 적용해서 사용하면 된다. 비유하자면 마약 탐지견이 마약 탐지 방법을 배워 사용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마약 탐지견이 생각이 있어 마약을 탐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없다. 그런데 센델 교수의 강의를 보면 이 사람은 1+1=2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학생들로 하여금 왜 1+1=2가 되어야 하는지 또는 1+1=2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왜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서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논쟁을 하도록 만든다. 한 마디로 논리적으로 생각을 해서 발표하고 서로의 논리를 비판하도록 수업을 세팅한 것이다. 이러한 두뇌능력은 학생들의 미래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나 검사 또는 판사와 같은 미래를 생각하는 학생들이라면 실제로 상대의 논리적 허점을 짚고 자신이 생각하는 논리를 증거와 함께 제시해야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고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전문가의 진단을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생각대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치료할 수 있어야 명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뇌능력은 지식을 배우는 교육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센델 교수의 수업은 학생들의 논리적 두뇌발달에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버드 대학도 인정을 한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차별화 된 그리고 두뇌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수법을 왜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일까?

그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렇게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몇 안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지금가지 접한 교사나 교수들을 모두 되짚어 봐도 센델 교수가 유일하다.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다. 그런데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어쩌면 이 이유가 가장 큰 것일 수 있다. 그것은 대학 입학을 위한 성적 지향적 교육이다. 대학 입학 시 학생들의 지식을 확인하는 시험성적을 기준으로 학생들을 뽑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높은 성적을 받으려면 지식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센델 교수의 수업을 보면 1시간 수업을 해도 가르치는 지식이 없으니 대학 진학을 위한 성적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위 말하는 일타강사와 같이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업이 오히려 인기를 끈다.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은 생각을 가둬 두뇌를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가두지만 센델 교수의 교수법과 같은 방법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과연 어느 쪽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인지 이제는 깊게 생각하고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PonderEd Education,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기관. http://kr.PonderEd.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