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임의 뮤직라이프] 나홀로 독학을 한다고?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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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 나는 읽고 쓰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후로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피아니스트 발터 기제킹, 이 위대한 피아니스트는 자신감에 넘친 한 마디로 제때 교육 받지 못한것을 뒤늦게 후회 한다. 정말로 특별한 이유 없는 한 피아노는 혼자 깨닫기 힘든 악기다. 독학으로 악기를 터득 하는것은 본인에게는 무척 버거운 일이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역사상 그런 예가 너무도 많다. 

바로크 작곡가 텔레만은 어린시절 쳄발로 선생의 과도한 교육이 너무 힘들어 스스로 연습을 중도 포기했고, 바그너는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해서 운지법이 엉망진창 이었다. 피아노 협주곡 모음곡들을 많이 남긴 쇤베르크도 바이올린과 첼로를 잘 연주 했으나 피아노는 전혀 배우지 못했다니, 베를리오즈도 몇몇 편곡 작품을 남긴 것으로 체면만 갖추었으니 아이러니 할 뿐,,

아버지에게 기초적인 피아노 교육만 받은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역시 나홀로 독학으로만 피아노를 익혔다. 10대 나이에 그 어려운 리스트 모든 작품을 연주할 수 있었고, 오케스트라 악보를 앞에 놓고 즉흥적으로 피아노 연주 한 대단한 사람이다.

폴란드의 고도프스키 역시 거의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운 피아니스트이다. 신동 중에 신동이었던 그는 생상스에게 잠깐 배운 것을 제외하고는 정규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런 그가 빈 국립음악원 교수가 되고, 훗날에 미국으로 건너가 연주 활동과 작곡 활동, 정규 피아노 교육에 열심이었다니 뒤늦게 깨달은 케이스다.

명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10세 때부터 독학으로 지휘를, 게오르그 솔티, 20세기 전반에 토스카니니도 거의 나홀로 지휘를 터득 했다. 성악가 델 모나코도 많은 선배 성악가들의 음반을 들으며 홀로서기를 했으며,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인 빌란트 쿠이켄, 그라나도스 역시 나홀로 피아노를 익혔다. 그밖에 지휘자 이고르 마르케비치, 바이롱 라크르아도 독학으로 하프시코드를 배웠다.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역시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해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어 성공한 예다.

I taught my self 내가 나를 가르쳤다? 독학이란 단어가 나올때마다 기억난다. 제자 중 쇼팽 발라드 1번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유튜브를 1만번 들었다는 학생이 있었다. 독학으로 했다는 학생 치고는 전공자 빰치게 너무 잘 쳐서 쇼팽의 음악성을 뛰어나게 꿰뚫고 있었다. 왼손 크로싱 하는 손이 밑으로 내려가 있는 것 말고는 고칠게 없었다. 잘못된것을 모르고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니 그런 것이 바로 한계점이다. 왜 `가깝고 쉬운 길` 제쳐 두고 고생 바가지 먼 길로 돌아 가려는가?

집념 강하고 지독한 공부벌레가 아닌한 노력해서 못할 일은 없겠지만 높은 궤도에 오르면 무리가 따른다. 어느 교본이라도 자신이 모르는 뭔가에 딸릴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기 없이는 응용 능력이 떨어져서 어느 악기든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