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서동임의 뮤직라이프] 브루스 리우 밴쿠버 피아노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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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동안 팬데믹으로 침체를 겪었던 밴쿠버 클래식 피아노계에 오랫만에 스펙터클한 회포를 풀었다. 2월 20일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수상자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브루스 리우의 밴쿠버 데뷰 독주회 UBC Chan Centre에 다녀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콘서트 티켓 세일이 시작되어 극장 석의 반인 50% 줄였었으나 금새 매진된 진풍경을 목격했다. 이날 연주곡으로는 모두 쇼팽의 작품으로 폴리쉬 튠에 목말라 있었던 로맨티시즘 팬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라파엘 블레하츠 밴쿠버 연주와 중국계 영 제너레이션 24세 브루스 리우도 여린 감수성의 존재감 쇼팽을 잘 해석하는 연주가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쿨의 우승자의 자격은 쇼팽을 얼마나 잘 대변해 주는가에 있다. 소리는 연주자의 손가락 끝에서 결정됨으로 인해 릴레스된 조건이 더욱 아름다운 소리로 건반에 그대로 반영된다.
첫 곡으로는 녹턴 C 샤프 단조 op.27, No.1~첫 오프닝을 관객들 숨죽여 가며 매우 신중하게 소리가 안 날 정도로 시작, 고요하며 깃털 같은 우아한 기품으로 등장했다. 오른손 소프라노 Contralto 듀엣으로 시작된다. 폴란드 색채가 강한 곡, Rondo A la mazur in F major, op.5 약간의 생소한 마주르카 형식으로 쇼팽이 16세에 초기에 작곡된 작품으로 연주에 기품이 있으며 미소 짓는 트릴 기교가 많이 등장한다.
발라드 2번 op.38~쇼팽의 4개의 발라드 작품 중 유명한 곡으로 슈만에게 헌정된 곡. 폴란드의 시인 미츠키에비치 문학작품 ‘윌리스의 호수’를 바탕으로 한 곡. 음악은 전반적으로 두개의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대립하게 된다. 평화로운 부분이 천상의 노래와 같은 반면 급격히 극력한 분위기로 전환되는 것이 다른 곡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발라드 3번 op.47 브루스의 연주는 아주 색달랐다. 특히 피아니시모는 더욱 고요하게 우나 코르다 페달을 많이 사용하며 포르테 크게 그러나 과하지 않게 적절히 소리를 내어 기품있는 극적 해석력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소나타 2번 op.35~특히 2악장 장송 행진곡으로 유명하다. 마지막 한음의 울림도 끝까지 쥐며 소홀히 하지 않는 주의력이 돋보였고 적절한 해석력이 일품이었으며 필사적인 연구를 많이 한 노력이 느껴졌다.
피날레 안단테 소피아나토 그랜트 폴로네이즈 op.22~고요한 달빛 색채로 시작과 현란한 불꽃놀이의 조합이다. Spianato는 ‘거침없이 평탄하게’ 라는 의미로 왼손은 아르페지오 화음을 선사하며 오른손은 청명하고 화려한 테크닉을 아주 섬세하게 감정적으로 연주했다. 브루스 리우는 섬세한 로맨틱 쇼팽을 잘 표현하면서도 관객들을 사로 잡는 매력의 카리스마가 있다. 앵콜곡으로 쇼팽의 흑건, 녹턴 C 샤프 단조 등이 연주되어 우뢰와 같은 힘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독주회 녹화는 3월 13일 오전 11시 CBS 라디오 방송에서 그대로 방송된다.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인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이 캐나다 몬트리올 음악원의 정신적 멘토이다. 피아노는 풍부한 음량을 자랑하며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는 독주악기로 작은 오케스트라고 불린다. 피아노라는 악기에서 어떻게 아름답고 풍부한 소리를 내야 하는지 가장 완벽하게 잘 이해하고 있는 연주자다. 연주를 듣고 보니 쇼팽 콩쿨의 수상자로 그가 선택된 이유가 있었다. 가장 쇼팽을 잘 묘사한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는 전세계 연주 투어를 소화해 내며 쇼팽이 살아 숨쉬는 듯한 감흥을 잘 대변하는 세계적인 영 비르투오소 계열에 합류했다. 2월 21일 오피움 극장 공연 티켓도 일찌감치 매진되었다.
서동임 / 40년 멘토
604.505.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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