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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선’이 제작한 영화 ‘몬티 파이선과 성배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는 영국의 전설 속 등장인물 아서 왕이 휘하 기사들과 함께 성배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다루는 부조리 희극 영화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인공들은 말 대신 코코넛을 두드려 발굽소리를 내며 돌아다니고 카멜롯의 기사들은 싸움 대신 스팸이나 먹으며 합창 연습을 하는 등 실제 아서왕 전설과의 접점은 이름 빼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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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말을 타고 모험에 나서다]
 

‘몬티 파이선과 성배’ 의 매력은 그 종잡을 수 없는 전개에서 온다. 시작부터 크레딧에 순록 조련사니 싹다 해고했다느니 같은 영문 모를 말을 집어넣으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아서왕이 말싸움하는 병사들 때문에 원탁에 앉을 기사 후보를 놓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성배를 찾는 여정은 괴악하기 그지없어 토끼와 싸우거나 해설하는 교수 목을 치거나 심부름으로 나무를 사오는 등 순 엉터리가 따로 없다. 예고없이 경찰이 출동해 카메라를 압수하거나 뜬금없이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로 빠지는 등 보다보면 제작자들이 그냥 자기 하고싶은건 죄다 집어넣고 만든 영화라는걸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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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쇤네를 도롱뇽으로 변하게 했걸랑요!" "멀쩡하게 생겼는데?" "..좀 나았어유."]
 

이런 얼핏 바보같아 보일수 있는 스케치들 속에는 뼈가 있기도 하다. 농노의 입을 빌어 전제군주제와 정치적 탄압을 비판하거나 바보같은 논리로 사람을 마녀로 몰고가는 농민들을 통해 마녀사냥과 광신적인 중세 유럽의 시대상에 자조적인 조소를 던지기도 한다. 귀족 아가씨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미쳐서 무고한 결혼식 하객들을 학살하는 기사나 결투에서 온갖 비참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죽는 모습을 노래하며 찬양하는 악사의 모습에서는 이 영화의 모티브이자 문화속에 깊이 자리잡은 허황된 기사도의 이미지를 향한 신랄한 풍자가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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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민중의 선거에 의해 주어지는거지, 강에서 튀어나온 축축한 계집이 칼 던져주는거 받았다고 생기는게 아니라고."]
 

2000년대 이후 나오는 할리우드식 코미디 영화가 대부분 1-2년만 지나도 질리는 반면 1975년, 거의 반세기 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싸구려 유행어나 연예인들 이름이나 나열하며 최대한 적은 노력으로 깊이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대신 부조리한 상황과 어이없는 전개로 얼을 빼놓으면서 동시에 사회와 역사적 문제들을 신랄하게 비평하는 ‘몬티 파이선과 성배’ 는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하여 웃을수 있는 유머를 선사한다.a2af39d6f3a0cf9fbd570b910a830de2_1619105589_711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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