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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정운스님) 똑똑한 인간보다 공감 나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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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떡이란 말이 있다. 처음 공무원이 되어서 6개월∼1년 가량의 수습기간을 끝내고, 정식으로 공무원이 되면서 선임과 주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로 떡을 돌린다고 한다. 물론 떡만이 아니라 빵ㆍ초콜릿ㆍ과자 등 다양하다. 이 시보떡과 관련한 한 사건이 TV 뉴스를 통해 방영되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한 신입 공무원이 시보 기간을 마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백설기를 돌렸다. 그런데 옆방의 팀장님이 먹지도 않은 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당사자가 그것을 본 것이다. 그녀가 눈물 흘리며 힘들어하자, 옆 동료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공무원만이 아니라 어느 회사에서나 이런 일이 있을 것이다.


시보떡의 처음 취지는 좋았는데 점차 관행화되면서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 아닌가 싶다. 먹기 싫으면 남을 주던지, 집으로 가져가 식구들에게 주면 되는 일이 아닌가? 필자는 먹는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그 사실은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매우 불손한 태도라고 본다.


필자는 시보떡 때문에 눈물 흘린 공무원에 십분 공감되었다. 그녀와 비슷한 경험을 해서다. 필자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판하고 있는데, 책이 나올 때마다 말 그대로 ‘따끈따끈 책’을 주위 분들에게 선물한다. 그런데 간혹 상대로부터 섭한 일을 경험할 때가 있다.


20여 년간 에세이도 여러 권 출판했고, 강의를 하고 있어 학문적인 내용이나 여행 책자도 출판했다. 대략 18권 이상 되는 것 같다. 출판사가 필자에게 기증하는 책이 10여권 정도인지라 100권∼500권 정도 출판사로부터 구매해 준다. 무엇보다도 종교계 책으로 한정되어 있어 서점에서 많이 팔리지 못할 것을 염려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구매해 준다. 그렇다고 출판사로부터 강요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출판사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책 출판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정신노동이 만만치 않다. 각 책마다 특징이 있지만, 원고 작성은 말할 것도 없고, 출판사에서 작업을 시작할 때도 원고 수정하면서 적지 않은 정신적 소모를 한다. 작은 에세이 하나도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늘 원고를 준비할 때마다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필자는 스님으로서 법당을 짓는 불사만큼 책 출판도 법보시로서 ‘큰 불사’라고 생각한다. 불사라고 보기 때문에 책 하나가 탄생되기까지 어떤 난관도 가볍게 넘기려고 한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어 나오는 저서인데, 간혹 선물을 하면 어디서 퍼다 주는 줄 알고, 시큰둥하게 받는 분들이 적지 않다. 물론 애초부터 바람 없이 무주상無住相으로 보시하면 되는데, 그것이 마음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부득이하지 않으면 책 선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필자의 영혼이 투여된 책이 사람들로부터 푸대접 받는다는 점이 용납되지 않아서다.


시보떡 사건과 관련해 나의 책 선물로 연장했으니… 필자의 민낯을 드러내는 꼴이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참으로 성자 되는 일이 쉽지 않다. 어떤 일이든 타인의 입장에서 잠시만 머물러 보자. 머리 똑똑한 인간보다 공감 나누는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7273b86cd9f34f74e44429d3ee5ea1d6_1618033780_293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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