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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한희철목사] 가는 맘이 고와야 오는 맘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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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들은 우스개 이야기가 있습니다. 차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주로 찾는 두 개의 식당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식당은 늘 손님이 그득한데, 한 집은 파리를 날리기가 일쑤였다지요.


왜 그랬을까요? 음식 맛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음식값에 큰 차이가 났던 것도 아니었고, 메뉴가 크게 달랐던 것도 아니었고, 식당 시설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식당 주인의 친절 유무도 아니었습니다.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는데, 다름 아닌 간판이었습니다. 파리를 날리는 식당 이름은 <기사식당>이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식당 이름은 <기사님 식당>이었던 것입니다.
똑같은 밥을 먹어도 한 식당에서는 ‘기사’로 밥을 먹는 것이고, 다른 식당에서는 ‘기사님’으로 밥을 먹는 것이니 이왕이면 마음이 편한 쪽을 택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었을까, 웃음으로 공감을 하게 됩니다.


같은 밥상을 차려도 어떻게 먹으라고 말하느냐에 따라 식탁 분위기와 밥맛이 달라집니다. 같은 상을 두고도 ‘밥 먹으라’ 하는 것과 ‘식사하세요’ ‘진지 잡수세요’ 하는 것은 결코 사소한 차이가 아닌 것이지요.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가 주인의 불친절한 태도 때문에 물건을 사지 않고 나온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물건은 맘에 드는데 주인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으면 물건 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거꾸로 가게에 있는 물건이 조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주인의 태도가 친절하면 물건을 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요즘이야 영양식으로 직접 콩을 갈아 비지찌개를 끓여 먹을 때가 있지만, 원래 비지란 두부를 만들고 난 찌끼를 말합니다. 먹을 것이 궁했던 시절, 그래도 남은 김치나 시래기에 비지를 넣어 끓이면 훌륭한 반찬이 되곤 했습니다. 거기에 돼지고기라도 몇 점 들어가면 비지찌개를 끓인 냄비로는 식구들의 손이 더욱 분주하게 오가곤 했지요.


비지가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끼를 말하는 것이니 당연히 값으로 치자면 두부가 비쌉니다. 그런데 사람 심리가 묘합니다. 비지를 사러 갔다가도 가겟집 주인의 말이 고맙고 따뜻하면 비지 대신 두부를 사니 말입니다.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이 자기가 먹을 음식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서가 아닙니다. 가겟집 주인이 고마워 무엇 하나라도 더 팔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말이 고마우면 얼마든지 고마운 일이 이어지는 법입니다. 주인의 말이 퉁명스러워서 두부 사러 갔다가 비지 사오는 일은 왜 없겠습니까? 비지라도 사오면 다행, 아예 발길을 끊는 일도 있을 터이니 이래저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따로 있다 싶습니다. 가는 맘이 고와야 오는 맘도 고운 법입니다.

Image: 연남동 감나무집 기사식당 by TFurban a2af39d6f3a0cf9fbd570b910a830de2_1618756073_823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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