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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해지는 봄날의 ‘도가니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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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기운을 충전하고 활기를 찾아주는 음식이 뭘까 생각하게 되는 때다. 계절이 변할 때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챙겨먹어야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유지될 것 같다고 느낀다. 무턱대고 값비싼 산해진미가 아닌 내 몸에 맞는 음식이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인데 그중 하나가 도가니탕이다. 봄이라기에는 이른 계절, 아직 차가운 바람이 불고 움츠린 마음을 달래기에는 더없이 좋은 따뜻한 기운의 우리 음식이다. 이즈음 몸이 나른해지면 도가니탕을 한 솥 끓여 가족들의 허해진 몸과 마음을 달래주었던 어머니의 보양음식이다.


도가니는 소 무릎뼈에 붙어있는 살과 연골 부위를 말한다. 그래서 쫀득한 맛이 좋고 수육으로도 즐겨 먹으며, 연골과 힘줄(스지)이 대부분이라 콜라겐 함량이 높아 관절을 강화(?)해주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관절염 예방효과와 피부미용 및 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낮아 소화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기력 회복에 좋은 음식이다. 탕은 소의 도가니와 양지머리로 만든 국으로 식감이 쫀득쫀득하고 구수하여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고급 음식이다. 일명 ‘감동의 도가니, 흥분의 도가니’ 표현처럼 격정적으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과는 뜻도 다르고 아무 관계가 없는 단어이지만, 확 끌어올리는 원기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도가니 뼈를 양지·사태와 함께 오랜 시간 고아서 만든 탕으로 고기보다 관절 부위 연골과 힘줄의 쫄깃하게 씹히는 맛으로 먹는 음식인데 어릴 적 나는 쫀득한 도가니의 맛을 잘 몰라 주로 양지, 사태의 고기를 간장에 찍어 먹은 생각이 난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도가니의 맛을 알아갈 때쯤에는 비싼 음식이 되어 설렁탕으로 대신한 적이 있다. 지금도 싼 음식은 아니지만.... 뽀얀 국물과 쫀득한 도가니, 부드러운 양지 고기를 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고향과 어머니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중림장설렁탕’


서부역 중림동에 ‘중림장설렁탕’이 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50년 노포의 흔적이 여기에 다 있는 것 같다. 설렁탕이냐? 도가니탕이냐? 이 집은 도가니탕에 한 표를 더 주고 싶다. 여기에 국물이 맑고 구수한 게 엄청 오래 끓인 육수 맛이 일품이다. 도가니는 아주 쫄깃하고 곁들이는 마늘간장 소스는 향긋한 마늘향이 입과 코를 즐겁게 한다. 식탁 위에 놓여있는 파를 중간에 더 넣으면 파 향이 짙어지는 도가니탕이 된다. 김치·깍두기는 직접 담근 듯 시원하고 맛깔스러워 탕과 잘 어울린다. 상아빛 색깔의 도가니 수육은 부들부들하고 쫀득한 식감이 ‘도가니구나’라고 혼자 탄성을 지를 만큼 몸이 먼저 반응하는 맛이다. 여기에 뽀얀 국물과 소면, 하얀 밥, 집 김치의 길쭉하게 잘라먹는 그 맛... 국물은 맑으면서 삼삼하고 깔끔한 맛의 정성이 들어있다.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된 웰빙푸드. 간판의 중림장 이름은 중림동을 지키는 대장(?), 무협지에 나오는 당대 최고의 무림고수 같은 느낌의 포스가 맘에 든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도가니의 명소로 보양하려다 술 한 잔에 얼큰해지는 집이다. 김치 맛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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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남 IC 근처에 ‘팔복 도가니탕’이 있다. 이 집은 개업 후 지금까지 ‘도가니탕은 무릎도가니만 사용’한다는 표어와 ‘우리 집 진국은 보약과 같습니다’라는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지인 소개로 20년 전 첫 방문 때 생소한 문구 ‘100% 무릎도가니’라는 말에 설마 하던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한결같은 모습을 보면 주인장의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제는 식도락 업계에 소문이 퍼져 성업 중이다. 다른 첨가물 없이 끓여내, 먹고 나면 입술에 찐득거리는 느낌이 들며 도가니는 젤리같이 쫄깃 부드러워 너무 맛있다. 육수를 듬뿍 담아주는 게 특별하다. 깍두기와 서울식 김치의 시원한 맛도 한 몫 한다. 수육 메뉴가 따로 없어 아쉽지만 진한 국물과 도가니 맛이 좋은 식당이다. 도가니탕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부영 도가니탕’

삼청동 감사원 근처에 ‘부영 도가니탕’이라는 작은 식당이 있다. 국내산 한우를 사용하는 도가니탕만 취급하는 전문점으로 50년 노포 식당이다. 맑은 국물과 대파가 가득한 뚝배기 도가니탕과 깍두기, 소스, 공깃밥이 양은 쟁반에 같이 나오는 한상차림 밥상이다. 상당히 소박해 보이고 식탁도 몇 개 없어서 소심한 미식가 혼자 먹기 좋은 맛집이다. 생마늘을 담백한 고추장에 찍어 먹는 생마늘 마니아들이 많으며 가격 대비 도가니와 고기가 푸짐하고 도심 한복판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아 자주 가는 식당이다. 맑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삼삼한 맛이 밥알과 잘 어울리는 국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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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이 지났다. 봄볕이 따사로운 주말, 도가니탕 한 그릇으로 나른함을 날려버리러 어릴 적 그곳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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