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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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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밥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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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곡식이 섞인 잡곡으로 솥밥을 지어내고 가지를 살짝 쪄서 갖은양념을 넣어 만들어 놓은 양념장으로 매콤하게 무쳐내고 고추와 마늘을 함께 된장에 살짝 볶아서 무쳐내고 버섯을 다듬어 데친 후 들기름에 볶아 무쳐내고 연어를 포를 떠서 기름에 살짝 튀긴 후 꿀과 간장에 양념을 섞어 연어강정을 만들었다. 

신선한 오이를 얇게 잘라서 소금물에 살짝 저렸다가 꼭 짜낸 후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무쳐내고 브로콜리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물기를 뺀 후에 깨소금과 잣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낸 후 00 씨가 집에 도착할 시간에 맞추어서 미리 양념장에 재워둔 불고기를 석쇠에 구워내고 집안 화분에서 자라는 신선한 상추를 뜯어서 상을 차렸다. 
늦은 시각 가게문을 닫고 우리 집에 도착해 밥상을 대하며 밥을 먹는 부인이 울먹인다. “선생님 반찬 하나하나가 너무 맛있어요” 나는 밥을 맛있게 먹는 부인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으며 대답을 한다. “자기는 지금 사랑을 먹는 거야!" 

부인이 내 말에 또다시 울먹이며 말한다. 선생님, 저 9년 만에 외출이에요! 
독실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시던 정광진 장로님이 돌아가셨다. 정광진 장로님에게는 3자녀가 있었는데 정 장로님은 판사생활을 하시다가 큰딸이 12살 때 병으로 시력을 잃은 딸의 치료와 유학을 위하여 변호사가 되어서 딸을 공부시켜 유학을 보내고 유학을 마친 큰딸이 돌아와 서울맹아학교의 교사가 됐다. 
1995년 삼풍백화점 건너편에 살던 정광진 장로님의 세 딸들이 큰딸 윤민 29살 둘째 딸 유정 28살 셋째 딸 윤경 25세가 삼풍백화점 지하식당에 반찬을 사러 갔다가 삼풍백화점 붕괴로 세 자매를 한날한시에 모두 잃어버리고 잠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마침 둘째 딸은 결혼을 해 1살짜리 아들 하나와 함께 가족이 유학을 떠나기로 했었는데... 

딸 셋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정광진 장로님은 일 년 동안 삶의 자리에서 너무나 아파하고 힘들어하시다가 1996년 마음을 다잡아 둘째 사위가 맡고 있던 한 살짜리 손주를 데려오며 둘째 사위에게 새 인생을 펼 것을 권하며 마침 유학을 떠나려 했던 둘째 사위의 유학자금을 대어주며 정장로님 내외가 손자를 키우며 살아야 할 이유를 붙잡으셨다. 

정광진 장로님은 세 자녀를 한꺼번에 잃으시면서 고통으로 너무 힘들어 택하신 것이 침묵이셨다. 그리고 세 딸을 잃고 받은 보상금 6억 5천과 본인의 돈 7억을 보태어 삼윤 장학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삶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오시다가 12월 1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눈을 감으셨다. 

1995년 여름 6월 29일 정 변호사님은 재판을 끝내고 동기들과 저녁을 하는 자리에서 삼풍백화점소식을 들으며 붕괴 소식을 듣자마자 집으로 전화를 해보니 큰딸 윤민 둘째 딸 유정 셋째 딸 윤경이 함께 삼풍백화점으로 반찬재료를 사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사고현장에 달려갔지만 딸들은 없었다. 

정 장로님은 밤새도록 서울시내 병원들을 뒤지었지만 다음날 딸들의 주검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분의 추모집 나의 사랑, 나의 생명, 나의 예수님.이라는 책에서 정광진 장로님은 이렇게 글을 쓰셨다. 

"우리는 딸 셋을 잃은 것이 아니라 인생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습니다”라고.

인생을 살다 보면 서운한 일도, 슬픈 일도, 화가 나는 일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가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내일이 우리에게 주어질는지는 아무도 기약할 수가 없다. 

밤사이에 안녕!이라고 하룻밤 사이에 우리 개인개인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른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또는 내가 오늘하루 세상에 살면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조금이라도 하려고 한다면 세상이 좀 더 밝아질 것이다. 우리가 어렵고 힘든 삶의 자리에서 버티어 내지 못하여 비틀거리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준다면 세상은 좀 더 살만한 세상으로 될 것 같다. 
지난해 12월 4일부터 시작된 나의 무릎 통증은 여러 가지 통증으로 나를 괴롭히며 통증 때문에 잠도 못 자고 괴롭고 힘들면서도 크리니컬 카운슬러로 일하는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진통제 중독 때문에 또한 부작용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치 않고 자연요법으로 통증을 없애보려니 그야말로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다. 

아하! 이렇게 아픈 것보다는 조용히 그냥 눈을 감고 더 이상 떠지지 않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렇게 힘들고 아픈 통증은 처음보다는 덜하다. 

병원주치의는 수술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릎상태를 더 많이 좋아지게 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들로 치료를 돕고 있다. 물리치료, 한의, 운동, 약물주사투입, 그런데 하루아침에 낫는 병이 아니라 고통스럽다.

고통스러운 중에 깨달은 것이 있다.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은 아주 형편이 어렵거나 아픈 분, 또는 힘든 분들인데 내가 아파보니까 이분들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는 거다.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괴로울까? 그래서 이분들의 아픔에 더욱 마음이 쓰인다. 

내가 아파보니까 이렇게 어려운 분들이 더욱 많이 눈에 뜨인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게 뭘까? 생각을 해보니 너무나 많다. 먼저 배운 것도 나의 재산이고 먼저 알게 된 인포메이션도 나의 재산이고 먼저 알고 있는 삶에 필요한 모든 것도 내가 먼저 가진 것인데 내게 먼저와 있는 나의 그 소중한 것들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나누면 배가 되고 그 나눔의 축복을 세상의 필요한 이들과 함께 한다면 인생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레지나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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