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서동임의 뮤직라이프] 30년만에 찾아온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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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어느날 ‘누군가와 통화하고 싶다. 누군가 날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하고 말한 후 10분 후에 전화가 왔다면 여러분은 이런 경험 해 보신 적이 있는지? 믿기 어렵겠지만 말한 대로 30년 전에 피아노를 가르쳤던 제자가 찾아 왔다. 말이 씨앗이 된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이구나. 구글에서 연락처를 찾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앳된 여학생이 어느덧 40세 중반 미국대학 박사학위 교수가 되어 있다니! 백 튜더 퓨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기분인가 텔레파시가 서로 통했다. ‘TV는 사랑을 싣고’ 제자가 옛스승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성도, 이름도 기억조차 못하는 것이 보통인데 3 석자를 또렷이 간직하고 있었다니 기특하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 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한량없이 고맙다.
예고를 졸업한 후, 한국유명 음대 학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석사 졸업, 미국 LA 대학 박사과정을 마친다는 것은 혹독한 시련과 험난한 길을 잘 헤쳐 나갔으리라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자신이 걸어 왔던 길, 음악 연주가로의 선택은 고독한 길이며, 혹독한 연습을 극복한 성과라 믿는다. 아이들에게는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 피아노 레슨도 감지덕지다. 이것도 싫증 날법한데, 3번씩 3시간을 지독하게 훈련 받았다고 하니 역시 고진감래가 이럴떄 나온다. 집중하고, 틀린 부분은 고치며, 반복하는 싫증나는 단순한 과정이지만 고수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인내심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안다. 일주일에 한번 연습할까 말까한 학생들에게 ‘노력하면 안될것이 없다’ 라는 깨우침을 안겨준다.
음악 지망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생각난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Music is not build in a day! 음악은 매일 거듭되는 연습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일종의 도를 닦는 일이다. 오로지 한번의 연주를 위해 안간힘을 쏟아 붓는 노력과 인고의 결과물이다. 비대면 화상회의로 만나고 나니 아련한 옛모습이 묻어났다. 어느덧 음악성에 대해 서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었다. 독주회까지 마쳤는데 무슨 레슨을… 사양하고 싶었으나 진솔하며 겸손 예의바름 까지 느껴져 그 의견을 수용하여 일단 들어보기로 했다. 11월 무소르그스키 화상강의에 30년만에 찾아온 제자가 연주하는 ‘전람회의 그림’ The Great Gate at Kiev 화통한 선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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