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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아름다운사회] 꿀벌은 누구를 위해 꿀을 모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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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스님]

불교적인 관점에서 인생에서 ‘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1. 참된 복덕과 2. 무상한 복덕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전자의 1. 복덕은 앞에서 언급한 명예와 재산의 복을 말한다. 이를 불교에서는 유위복有爲福이라고 한다. 한편 후자인 복은 2. 무위복無爲福이라고 하는데, 지극한 복[至福]이다. 곧 불경 공부나 명상, 기도 등 진리 추구를 통한 복[해탈ㆍ열반]을 말한다. 후자인 무위복은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명예와 재산 얻는 것을 큰 행운이라고 여긴다. 더 나아가 명예와 재산이 많은 것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고, 영혼까지 팔아서 명예를 추구한다. 꿀벌이 하루 종일 이 꽃 저 꽃을 돌아다니며, 꿀을 채취한다. 그 꿀벌은 생生의 모든 것을 걸고 꿀을 모으기 위해 수고한다. 꿀벌은 누구를 위해 그런 고생을 하는 걸까? 우리 인생도 그런 것은 아닐까? 힘들게 쌓은 재산과 명예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남송시대 아범제(阿凡提, 1208∼1318)라는 사람이 있었다. 당시 꽤 높은 관직에 있었던 인물이다. 이 아범제의 집 앞은 항상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를 괴상하게 여긴 한 이웃이 물었다.  

“선생의 집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빕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친구를 두셨기에 매일 집에 손님들이 그렇게 찾아오는 겁니까?” 

아범제가 답했다. 

  “내게 찾아오는 벗이요? 얼마 있다가 내가 관직을 잃고 나면, 그때 나의 벗이 몇 명인지 알려주겠습니다.” 

아범제의 답변에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관직에 관심이 없거나 이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아범제 집을 드나들까? 혹 아범제가 한 푼도 없는 거지라면, 그 주위에 사람들이 찾아들까? 관직을 갖고 있을 때, 주위에서 굽신 거리는 법이다. 필자도 수년 전에 3년간 어떤 지위에 재직했는데, 평소보다 전화도 자주 왔고 집무실에 찾아오는 이들이 많았다. 그때, 필자는 내 인격이 좋아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지위를 내려놓고서야 그것이 아님을 알았다. 

아범제는 자신의 관직이 얼마나 뜬구름 같은 것임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꽃은 열흘을 버틸 수 없고, 권세는 10년을 못 간다고 하였다. 그 어떤 것도 언제 어느 때에 사라질지 모르는 무상한 존재들이고, 명예 또한 유위적有爲的[사라져 없어진다는 것]인 것들이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는 “이 세상 모든 만물이 꿈ㆍ환상ㆍ물거품ㆍ그림자ㆍ이슬ㆍ번갯불과 같으니, 이와 같이만 관할지니라[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모든 것이 언제 순식간에 사라질지 모르는 무상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불교에서 명예도 재산도 모두 갖지 말고 알거지로 살라는 뜻은 전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누리는 홍복鴻福을 누리며 살되, 베풀 줄 알고, 선업善業[=보살행]을 실천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참 삶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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