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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이 긴 동면의 껍질을 우리 스스로 깨부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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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동면의 껍질을 우리 스스로 깨부숴야 


"떠날 때가 되면 떠나야지!"

휴스턴에 자리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아닌, 시한을 두고 생활해왔던 사람들과 종종 이별의 술파티를 벌이곤 한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참 많은 유학생들이, 주재원상사 직원들이, 영주권이 자꾸 지체가 된다는 사람들이 미국을 떠나가고 있다. 


가는 사람들 막을 도리는 없다. 근무(또는 학업)의 시한을 정하고 들어왔다가 기간이 다 돼서 짐을 꾸리는 사람들이 올해엔 유독 많게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공부를 다 했거나 비자 연장이 여의치 못해서 가는 사람, 타지 근무 시한이 넘었거나 양국간 교류가 중단돼서 중도포기하고 떠나는 사람 등등, 담뿍 정을 쏟았던 터에다가 타국 생활 심심찮게 가슴이 되어주었던 사람들이 줄줄이 그렇게들 떠나고 있다.


기자는 휴스턴 한인사회의 어느 한 곳의 취재가 막히는 통에 고국으로 날아가는 사람들과의 인사치례를 가지는 보너스 같은 나날을 얻게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기자 역시 그들처럼 쓴 소주잔 받아내기 조차 힘 겨울 정도로 미국 생활이 여의치 못하다보니, 이러다 '미국에 남아 있어야 하는 명분'마저도 흐릿해질 것만 같은 불안한 여운에 종종 감돌기까지 한다. 


살아 보건데, ‘떠나도 그만인’ 입장과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입장, 그리고 ‘떠나고 싶지 않지만 떠나야 되는’ 입장. 이 세 부류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입장을 떠안고 미국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시민권자로 살아가는 한인들을 제외하고 하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시민권자들이 나서서 시민권자가 아닌 그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유형이 달라도 떠나가고 떠나오는 그들이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미국이 되어야만 한인끼리 상생도하고 제대로 된 정착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기간, 각종 전문직종(예를 들어 변호사, 리얼터, 보험업자, 회계사, 의사, 건물주 등등)의 한인시민권자들이 제대로 된 정착을 꿈꾸는 저마다의 가슴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하지를 못해서,  하나같이 '허'한 마음을 떨쳐낼 길이 없다는 그들 입에서, ‘어떻게든 살아내야 할 미국 땅이 뭐 하나 제대로 손에 쥐어줄 게 없을 것 같다’는 불안한 예견도 종종 들리게 해서, ‘뭔가에 쫓기고 불안한 나날의 연속이었다’는 말이 기자가 요근래 자주 듣는 말이다..


 "솔직한 얘기로, 조금씩 더 연장해서 사는 것이지 아주 주저앉아 살 나라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어떤 이는 불과 몇해 전에만 해도 "미국은 나의 제2의 조국이야!”’라고 벅차게 사로잡혀 있던 사람이었다.  


결론은 변화무쌍(變化無雙)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  무슨 발전을 기대하겠는가? 미국 전반이 그렇고,  텍사스가 그렇고, 휴스턴이 그러하며, 그 속의 한인사회가 그렇다. 오랜 시간 희로애락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어우러져 지냈던  동포들이 그 테두리 밖으로 떨어져 나가게 될까봐 걱정이다.


이 긴 동면의 껍질을 우리 스스로가 깨지 않는 한, 우리는 길고 지루한 대합실에서 예정된 이별을 따분하게 기다리고 말 뿐이란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임용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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