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임의 뮤직라이프] 크레센도~ 도대체 어느나라 말인가? >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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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센도, 디미뉴엔도, 레가토, 돌체. 음악을 배울때 수없이 귀에 박히도록 나오는 용어인데 도대체 어느나라 말인지 물어봐도 아는 이 없다. 적어도 음악을 배우는 사람이면 어느나라 언어인지 알고 있어야 하며 교사도 그 원천과 유래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줘야 옳다. 우리가 음악 이론도 흔히 접하게 되는데 어디 말인지 자세한 표기는 없다. 고전 서양음악은 일찌기 긴 장화 모양같은 나라, 이탈리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성장해 와 악보 인쇄는 물론 음악교육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여, 유럽 각지에서 몰려 들었으며 세계 최대 음악선진국으로 성장했다.  

베네치아 로마 음악가들은 유럽 각지로 진출하고 각 궁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차지하며 왕가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음악가들로 인정 받았다. 로마의 콜레기움 게르마니쿰 에서는 유럽각지에서 찾아온 가수들이 교육을 받고, 이탈리아 오페라가 순회 공연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왔기에 이탈리아식 표현과 단어들이 점차 음악영역을 뚫고 들어와 자리잡아 왔기 때문이다. 성악 분야에서도 애초에 오페라 발상지여서 출판업이 본격화 되면서 이탈리아어로 인쇄되어 왔으며 오늘날 이태리 가곡이 전세계 사람들로 인해 이탈리아어로 노래 불려지며 클래식 성악가들이 벨칸토 창법을 앞다투어 연주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탈리아 음악용어도 너무 일상화된 나머지 의미가 파생 되는 경우도 있다. 알레그로 ‘Allegro’는 ‘생기 있는’, ‘발랄한’의 의미이나 속도 템포를 나타내는 ‘빠르게’로 쓰인다. 강세나 속도 템포, 연주 기법과 관련된 용어도 모두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다. 서양 음악은 사실상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과거 오스트리아, 독일어, 이탈리아로 양분됐을 정도이나 무엇보다 음악기호 대다수가 이탈리아어다. 아다지오 Adagio 느리게, 극적인 변화 크레센도는 점점 크게, Legato부드럽게 이어서 연주, Dolce 우아하게, Piano 여리게, 포르테 Forte, 우리 가정에 한 대씩은 가지고 있는 피아노는 두뇌 비상한 이태리 사람이 개발한 것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계이름 '도레미파솔라시도'도 마찬가지다. 

온 세상 사람들이 음악을 배울 때, 자기나라 말로 배우면 얼마나 위풍당당 자부심이 클까? 바꿔서 세종대왕님이 좀 더 일찍 한글을 창시하여 음악을 보편적으로 유행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전세계 음악인이 훈민정음으로 명시되어 있는 악보로 점점 크게, 여리게, 점점 느리게 한국어로 공부해 왔을 것이다.

 

서동임 / 40년 멘토